2026/10/20 15

LK-99의 역사 1편 — 최동식 교수와 연구의 시작

LK-99는 2023년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지만, 연구의 뿌리는 고려대학교 화학과의 최동식 교수에게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번에는 그의 생각과 그 연구를 이어간 사람들을 살펴보겠습니다.2023년 7월 22일, 대한민국 연구진은 상온·상압에서 초전도 현상을 보이는 물질을 개발했다는 논문을 공개했습니다. 같은 날 약 2시간 20분 간격으로 두 편이 제출됐습니다. 첫 논문에는 이석배·김지훈·권영완, 두 번째 논문에는 이석배·김지훈·김현탁·임성연·안수민·오근호가 저자로 이름을 올렸습니다.[5][6]연구는 2023년에 갑자기 시작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대한민국의 1990년대 연구로 이어지는 배경의 중심에 화학자 최동식 교수(1943~2017)가 있었습니다. 실험과 논쟁을 살펴보기 전에 연구진에게 영향을 준 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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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전도체의 역사 14편 — 초전도체 연구 115년

1911년 액체헬륨으로 냉각한 수은에서 시작한 초전도체 연구는 고온 소재와 컴퓨터를 이용한 탐색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하지만 온도만 높이면 끝나는 문제가 아닙니다. 압력, 안정성, 전류 용량과 제조 조건도 함께 중요합니다.1911~1957년, 발견에서 이론으로1911년, 네덜란드의 물리학자 헤이커 카메를링 오너스는 수은을 약 4.2 K로 냉각했을 때 전기저항이 사라지는 현상을 발견했습니다. 금속의 저항이 낮은 온도에서 줄어드는 것은 알려져 있었지만, 임계온도 아래에서 갑자기 사라지는 변화는 당시의 전기전도 설명으로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1933년, 발터 마이스너와 로베르트 옥센펠트는 물질이 초전도 상태에 들어가면 내부의 자속을 밀어내는 현상을 발견했습니다. 마이스너 효과는 초전도 상태가 단순히 저항이 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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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전도체의 역사 13편 — AI와 새로운 초전도체의 탐색

AI는 연구자가 실험실에서 물질을 만들기 전에 유망한 초전도 후보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두 연구 사례를 통해 그 과정과, 예측 뒤에도 실험이 필요한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수많은 물질 가운데 무엇을 시험할까새로운 초전도체를 발견하려면 먼저 어떤 소재를 조사할지 정해야 합니다. 가능한 물질의 수는 매우 많습니다. 원소와 비율, 원자의 배열을 바꾸면 전혀 다른 성질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같은 원소를 사용하더라도 결정구조가 달라지면 전자의 움직임이 달라져 성질이 변합니다.모든 조합을 합성하고 시험하려면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아직 합성하지 않은 물질의 구조와 성질을 컴퓨터로 예측해 왔습니다. 널리 사용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밀도범함수이론(DFT)입니다.DFT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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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전도체의 역사 12편 — 상온 초전도체 주장은 어떻게 검증할까

2023년 LK-99가 세계적인 관심을 받은 이유는 분명했습니다. 상온뿐 아니라 상압에서도 초전도 현상이 나타난다는 주장이었기 때문입니다.자석 위에 놓인 LK-99 시료의 자기적 반응을 보여주는 이미지입니다. 이 모습만으로 저항 0이나 마이스너 효과를 입증할 수는 없습니다. 자료: 김현탁, Wikimedia Commons. 원출처: ScienceCast. CC BY 4.0. 크기를 줄여 표시했습니다.작은 시료의 한쪽이 들려 보이는 짧은 영상이 전 세계의 관심을 끌었고, 여러 연구실이 재현 실험에 나섰습니다. LK-99는 제가 초전도체에 관심을 갖게 된 중요한 계기이기도 합니다.이번 글에서는 철회된 수소화물 논문 두 사례와 LK-99를 비교하면서, 각 주장을 판단하는 데 필요한 측정과 독립적인 재현을 살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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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전도체의 역사 11편 — 상온 초전도체가 바꿀 수 있는 것들

상온 초전도체는 전력 시스템과 자석에 필요한 냉각 부담을 줄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활용성은 전류 용량, 자기장 한계, 안정성과 제조 비용에도 달려 있습니다.전력은 산업과 기술의 기반입니다과거에는 전력 소비를 생각하면 집의 조명, 냉장고, TV, 에어컨 같은 생활 가전이 먼저 떠올랐습니다. 지금은 AI·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반도체 공장, 전기차, 첨단 제조시설과 핵융합·차세대 컴퓨팅 같은 미래 기술에도 막대한 전력이 필요합니다.국제에너지기구 IEA는 2026~2030년 세계 전력 수요가 연평균 약 3.6%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산업 성장, 전기차와 데이터센터가 주요 요인에 포함됩니다.[1]전기는 개인의 편의를 넘어 산업과 기술 경쟁력의 기반이 됐습니다. 발전량뿐 아니라 어디서 전기를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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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전도체의 역사 10편 — MRI부터 전력 케이블까지

초전도체는 이미 MRI, 전력 케이블, 입자가속기와 연구 장비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다만 초전도 상태를 유지하는 냉각 조건은 여전히 중요한 공학적 제약입니다.대한민국에서는 2019년 초전도 전력 케이블이 실제 전력망에 연결되어 상업 운전을 시작했습니다. 경기도 용인의 신갈변전소와 흥덕변전소를 잇는 약 1 km 구간에 설치된 케이블입니다.[1]그 뒤 더 많은 전력을 전달하는 차세대 초전도 케이블이 개발됐고, 최근에는 전력 수요가 큰 AI 데이터센터를 위한 초전도 전력 시스템도 등장하고 있습니다.[2][3]초전도 케이블에도 냉각장치와 초기 기반시설 비용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비교적 좁은 공간에서 큰 전력을 전달할 수 있고, 기존 전력 설비와 같은 규모의 확장 없이 송전 용량을 높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새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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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전도체의 역사 9편 — 고압 수소계 초전도체

수소가 풍부한 물질에서 보고된 초전도 온도는 203 K, 그리고 약 250 K까지 높아졌습니다. 다만 이 결과에는 극도로 높은 압력이 필요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 이론적 배경과 실험, 압력 조건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1968년, 수소에 주목한 이유수소는 주기율표에서 가장 가벼운 원소입니다. 이 특성은 초전도 연구에서도 중요합니다. 1968년, 닐 애슈크로프트(Neil W. Ashcroft)는 금속 상태의 수소가 매우 높은 임계온도를 가진 초전도체가 될 가능성을 제안했습니다.[1]그 생각은 원자의 질량과 격자 진동에 연결됩니다. 전통적인 초전도 현상에서는 전자와 결정격자 진동의 상호작용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수소는 가벼워 높은 진동수로 진동할 수 있고, 이러한 진동은 더 높은 온도의 초전도 상태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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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전도체의 역사 8편 — 초전도체의 온도 기록

‘고온 초전도체’라고 해도 상당한 냉각이 필요합니다. 이번에는 주요 온도 기록을 살펴보면서 상압에서 얻은 결과와 압력을 가해 높인 결과를 구분해 보겠습니다.1911년, 약 4 K에서 시작되다초전도체의 역사는 1911년, 헤이커 카메를링 오너스가 극저온의 수은을 연구하던 중 전기저항이 사라지는 현상을 발견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약 4.1 K, 섭씨로 약 −269°C의 온도였습니다.이 온도는 절대영도보다 불과 몇 도 높은 수준입니다. 보통 액체헬륨 등을 이용한 극저온 냉각이 필요합니다. 더 높은 온도에서도 초전도 현상이 가능한 물질을 찾는 일은 연구의 중요한 목표가 되었고, 탐색은 수십 년 동안 이어졌습니다.1987년, 액체질소 온도를 넘다1986년, 요하네스 게오르크 베드노르츠와 카를 알렉산더 뮐러가 기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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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전도체의 역사 7편 — 더 높은 온도를 향한 경쟁

구리산화물 초전도체의 발견 이후 더 높은 임계온도를 찾아 나선 연구 경쟁을 표현한 개념 그림입니다. 당시 실험을 촬영한 역사 사진은 아닙니다.1986년 구리산화물 초전도체의 발견은 더 높은 임계온도를 찾는 새로운 길을 열었습니다. 불과 한 해 뒤에는 YBCO가 액체질소의 끓는점인 77 K를 넘어섰습니다.초전도체를 만드는 일과 사용하는 일초전도 물질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과 실제 기술에 사용하는 것은 다릅니다. 초전도체는 임계온도(Tc) 아래에서 초전도 상태가 됩니다. 초기 물질들은 임계온도가 매우 낮아, 상태를 유지하려면 극저온으로 냉각해야 했습니다. 많은 경우 액체헬륨이 필요했습니다.성질이 아무리 뛰어나도 복잡한 냉각장치와 높은 운용 비용이 필요하다면 활용에 제약이 생깁니다. 그래서 더 높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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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전도체의 역사 6편 — 고온 초전도체의 등장

전통적인 BCS 이론의 성공과 구리산화물 고온 초전도체가 제기한 새로운 문제를 함께 표현한 개념 그림입니다.초전도 현상을 설명한 BCS 이론의 성과BCS 이론 이전에는 어떤 물질에서 전기저항이 갑자기 사라지는 이유를 설명하기 어려웠습니다. BCS 이론에서는 결정 안의 전자들이 원자 격자의 진동과 상호작용하고, 이를 통해 쿠퍼쌍을 형성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수많은 쿠퍼쌍이 결맞은 양자 상태에 들어가면 초전도 현상이 나타납니다.이 이론은 당시 알려진 여러 금속 초전도체의 성질을 성공적으로 설명했고, 이후 실험에서도 그 중요성이 확인됐습니다.[1] 지금도 초전도체 역사에서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합니다.하지만 고온 초전도체가 등장하면서 새로운 문제가 나타났습니다. 초전도 현상의 이해에 크게 기여한 이론이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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