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LK-99가 세계적인 관심을 받은 이유는 분명했습니다. 상온뿐 아니라 상압에서도 초전도 현상이 나타난다는 주장이었기 때문입니다.

자석 위에 놓인 LK-99 시료의 자기적 반응을 보여주는 이미지입니다. 이 모습만으로 저항 0이나 마이스너 효과를 입증할 수는 없습니다. 자료: 김현탁, Wikimedia Commons. 원출처: ScienceCast. CC BY 4.0. 크기를 줄여 표시했습니다.
작은 시료의 한쪽이 들려 보이는 짧은 영상이 전 세계의 관심을 끌었고, 여러 연구실이 재현 실험에 나섰습니다. LK-99는 제가 초전도체에 관심을 갖게 된 중요한 계기이기도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철회된 수소화물 논문 두 사례와 LK-99를 비교하면서, 각 주장을 판단하는 데 필요한 측정과 독립적인 재현을 살펴보겠습니다.
2020년, 상온 초전도체라는 발표
2020년, 랑가 디아스(Ranga Dias) 연구진은 탄소가 포함된 황 수소화물에서 약 287.7 K의 초전도 현상을 관찰했다는 논문을 《네이처》에 발표했습니다.[1] 섭씨로 약 14.6°C로, 일상에서도 경험하는 온도입니다.
1911년 약 4 K에서 초전도 현상이 처음 발견된 것을 생각하면 온도 자체는 큰 도약이었습니다. 논문 제목에도 ‘상온 초전도 현상’이라는 표현이 들어갔습니다. 다만 약 267 GPa라는 극한 압력이 필요했습니다.[1] 온도는 일상의 범위에 가까워졌지만 압력은 보통 환경과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2022년, 논문이 철회되다
논문이 출판되었다고 결론이 자동으로 과학적 사실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연구자들이 실험 방법과 데이터, 측정과 처리 과정, 재현 가능성을 검토합니다.
이 연구에서는 초전도 증거로 제시한 자기감수율 데이터의 처리에 문제가 제기됐습니다. 《네이처》는 2022년 9월 논문을 공식 철회했습니다.[2]
철회 공지에 따르면 자기감수율 그래프를 만드는 일부 배경 신호 차감 과정에 비표준적인 사용자 정의 절차가 쓰였고, 원래 논문에 충분히 설명되지 않았습니다. 학술지는 이 문제가 발표된 자기감수율 데이터에 대한 신뢰를 훼손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저자들은 원자료가 주장을 뒷받침한다며 철회에 동의하지 않았지만, 논문은 공식적으로 철회됐습니다.
유명 학술지에 실린 논문도 근거의 신뢰성에 심각한 문제가 생기면 재검토하고 철회할 수 있습니다. 이 사례가 보여주는 것은 결과의 옳고 그름에 대한 짧은 단정 이상의 과학적 검증 과정입니다.
2023년, 압력 장벽을 낮췄다는 주장
2023년, 디아스와 동료들은 질소를 첨가한 루테튬 수소화물에서 약 294 K, 섭씨로 약 21°C의 초전도 현상을 보고했습니다.[3] 온도와 함께 주목받은 것은 약 1 GPa라는 압력이었습니다.
여전히 대기압보다 훨씬 높지만, 앞선 수소가 풍부한 소재들이 요구했던 100 GPa 이상의 압력과 비교하면 크게 낮아진 조건이었습니다. 독립적인 검증이 이뤄졌다면 실용성에 더 가까워지는 성과가 될 수 있었습니다.
다른 연구실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올까
새로운 물질이 발표되면 다른 연구실이 같은 물질을 합성하고 측정을 반복합니다. 재현성은 관찰된 현상이 처음 발표한 연구실에만 의존하지 않고, 비슷한 조건의 독립적인 연구에서도 확인되는지를 뜻합니다.
쉐밍(Xue Ming)과 동료들은 원래 연구와 비슷한 구조적 특징을 가진 질소 첨가 루테튬 수소화물을 합성해, 여러 압력에서 저항과 자기적 성질을 조사했습니다. 하지만 조사한 압력 범위에서 2 K 이상의 초전도 현상을 관찰하지 못했습니다.[4] 상온에 가까운 초전도 주장을 재현하지 못한 것입니다.
그와 별도로 원래 논문의 물질, 실험과 데이터에 대한 우려도 이어졌습니다. 《네이처》는 2023년 11월 7일 해당 논문을 철회했습니다.[5] 철회 공지는 조사한 물질의 출처, 측정, 데이터 처리와 전기저항 데이터의 신뢰성에 대한 우려를 설명했습니다.
재현에 실패한 독립 실험과 원논문의 기록에 대한 우려는 구분해서 읽어야 합니다. 보고된 초전도 상태는 독립적으로 확립되지 않았으며, 논문은 연구 기록에 관한 해결되지 않은 우려로 철회됐습니다.
같은 해 등장한 LK-99
대한민국 연구진은 구리로 일부 치환한 납 아파타이트 물질 LK-99가 상온·상압에서 초전도 현상을 보일 수 있다는 사전 공개 논문을 발표했습니다.[6]
탄소가 포함된 황 수소화물에는 약 267 GPa, 질소 첨가 루테튬 수소화물에는 약 1 GPa가 필요하다고 보고됐습니다. LK-99는 일반적인 대기압에서 가능하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사실로 확인된다면 온도와 압력이라는 두 가지 큰 장벽에 의미 있는 진전이 될 수 있었습니다.
자석 위에서 시료의 한쪽이 들리는 듯한 영상이 관심을 더했습니다. 여러 나라의 연구진은 시료를 합성하고 전기저항과 자기적 성질을 측정했으며, 이론 계산으로 전자구조를 조사하기도 했습니다. 짧은 기간에 세계의 연구진이 같은 주장을 검토한 과정 자체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자기부상만으로는 입증할 수 없습니다
자석 위에 물체가 떠 있는 모습은 마이스너 효과나 자기부상과 연결해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물질이 자석에 반응하거나 한쪽이 들린 것처럼 보인다는 사실만으로 초전도 현상을 입증할 수는 없습니다. 다른 자기적 성질로도 비슷한 모습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항이 실제로 0에 도달하는지, 초전도 상태에 기대되는 자기적 거동이 나타나는지, 다른 연구실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오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독립 실험이 확인하지 못한 초전도 주장
2023년 공개된 독립 연구들은 LK-99 관련 물질을 합성하고 시험했지만, 재현 가능한 상온·상압 초전도 증거를 확립하지 못했습니다.[7] 일부 시료에서 관찰한 자기적 반응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급격한 저항 변화도 조사 대상이 되었습니다. 그 설명 가운데 하나는 합성 시료에 포함될 수 있는 불순물 황화구리(Cu₂S)입니다. 주스린(Shilin Zhu)과 동료들의 《매터》 논문은 Cu₂S의 구조적 상전이가 저항을 급격히 바꿔 초전도 전이처럼 보일 수 있지만, 저항이 실제로 0에 도달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8]
이는 일부 LK-99 관련 시료의 특이한 거동에 대한 비초전도적 설명을 제시했습니다. 당시 공개된 독립적인 조사에 따르면, 공개적으로 시험한 LK-99 시료에서 상온·상압 초전도 현상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재현성을 확인하는 과정의 의미
상온 초전도체 같은 발표를 접하면 저 역시 기대하게 됩니다. 그러나 기대가 과학적 증거의 기준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한 연구진이 현상을 발표하고 다른 연구진이 실험을 반복했을 때 같은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조성과 조건의 차이, 측정의 문제와 원래 해석을 다시 조사합니다. 그 과정에서 기존 주장이 강해질 수도 있고, 다른 설명이 실험 결과에 더 잘 맞는다는 사실이 드러날 수도 있습니다.
재현성은 단지 실험을 한 번 더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독립적인 연구자가 비슷한 조건에서 확인할 수 있는 실제 물리 현상인지 판단하는 과정입니다.
철회와 수정도 과학의 일부입니다
논문이 철회되면 연구 전체가 사라진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주장, 다른 연구진의 검토, 데이터에 대한 질문과 재평가, 결론의 수정과 철회도 과학이 작동하는 과정입니다.
신뢰하기 어려운 결과를 그대로 두는 것보다 문제를 찾아 수정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과학과 산업에 큰 영향을 줄 주장일수록 검증은 더 신중해야 합니다. 서로의 연구를 시험하고 질문하고 개선하는 노력 역시 초전도체 연구의 발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주장을 읽을 때 확인할 것
온도와 압력, 전기적·자기적 측정, 데이터 처리 방법, 시료 조성과 독립적인 재현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철회된 논문과 아직 확인되지 않은 사전 공개 논문은 출판 이력이 서로 다르며, 어느 쪽도 확립된 발견처럼 소개해서는 안 됩니다.
참고자료
[1] E. Snider et al., “Room-temperature superconductivity in a carbonaceous sulfur hydride,” Nature, 2020, Vol. 586, pp. 373–377. DOI: 10.1038/s41586-020-2801-z. Retracted in 2022.
[2] E. Snider et al., “Retraction Note: Room-temperature superconductivity in a carbonaceous sulfur hydride,” Nature, 2022, Vol. 610, p. 804. DOI: 10.1038/s41586-022-05294-9.
[3] N. Dasenbrock-Gammon et al., “Evidence of near-ambient superconductivity in a N-doped lutetium hydride,” Nature, 2023, Vol. 615, pp. 244–250. DOI: 10.1038/s41586-023-05742-0. Retracted in 2023.
[4] X. Ming et al., “Absence of near-ambient superconductivity in LuH₂±xNy,” Nature, 2023, Vol. 620, pp. 72–77. DOI: 10.1038/s41586-023-06162-w.
[5] Nature, “Retraction Note: Evidence of near-ambient superconductivity in a N-doped lutetium hydride,” 2023. DOI: 10.1038/s41586-023-06774-2.
[6] Sukbae Lee, Ji-Hoon Kim, Young-Wan Kwon, “The First Room-Temperature Ambient-Pressure Superconductor,” arXiv preprint, 2023, arXiv:2307.12008. DOI: 10.48550/arXiv.2307.12008.
[7] Kapil Kumar, Navneet Kumar Karn, Yogesh Kumar, V. P. S. Awana, “Absence of Superconductivity in LK-99 at Ambient Conditions,” ACS Omega, 2023, Vol. 8, pp. 41737–41743. DOI: 10.1021/acsomega.3c06096.
[8] Shilin Zhu, Wei Wu, Zheng Li, Jianlin Luo, “First-order transition in LK-99 containing Cu₂S,” Matter, 2023, Vol. 6, pp. 4401–4407. DOI: 10.1016/j.matt.2023.1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