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전도체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아주 단순한 질문이었습니다. 유튜브 영상을 보다가 전기저항이 사라지면 전류가 흐를 때 생기는 에너지 손실과 열을 줄일 수 있다는 이야기를 접했습니다.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스마트폰이었습니다.

스마트폰을 오래 사용하거나 고사양 게임을 실행하면 기기가 뜨거워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전기저항이 정말 없는 물질이 있다면 이런 열도 줄일 수 있을지 궁금했습니다.
자료를 찾아보니 스마트폰의 발열은 전기저항만으로 설명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반도체의 전력 소비, 배터리, 디스플레이, 무선통신 등 여러 부분에서 열이 발생합니다. 그래도 이 작은 질문이 초전도체를 알아보기 시작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전기저항이 없다는 뜻
일상에서 사용하는 전선과 도체, 전자부품에는 대체로 전기저항이 있습니다. 저항이 있는 곳으로 전류가 흐르면 전기에너지의 일부가 열로 소모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물질은 충분히 낮은 온도로 냉각했을 때 전혀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특정 온도 아래에서 전기저항이 사라지는 것입니다. 이런 상태를 초전도 상태, 그 상태에 들어갈 수 있는 물질을 초전도체라고 부릅니다.
초전도체는 특정한 물질 하나를 가리키는 이름이 아닙니다. 여러 종류의 물질이 알맞은 조건에서 초전도 상태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초전도 상태가 시작되는 온도를 임계온도(Tc)라고 합니다.
처음에는 초전도체가 최근에 발견된 첨단 소재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 역사는 예상보다 훨씬 오래되었습니다. 초전도 현상이 처음 관찰된 해는 1911년입니다.
액체헬륨에서 시작된 발견
초전도체의 초기 역사에서 중요한 인물은 네덜란드의 물리학자 헤이커 카메를링 오너스(Heike Kamerlingh Onnes)입니다. 그는 네덜란드 레이던대학교에서 극도로 낮은 온도에서 물질이 어떻게 변하는지 연구했습니다. 당시에는 그런 온도에 도달하는 것 자체가 큰 과학적 도전이었습니다.
1908년, 오너스는 헬륨을 액화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액체헬륨 덕분에 이전보다 훨씬 낮은 온도에서 실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성과는 몇 년 뒤 예상하지 못한 발견으로 이어졌습니다.
1911년, 수은의 전기저항이 사라지다
1911년, 오너스와 연구진은 극저온에서 수은의 전기저항을 측정하고 있었습니다. 수은을 냉각하자 저항이 변했고, 약 4.2 K, 섭씨로 약 −269°C 부근에서 저항이 갑자기 사실상 측정할 수 없는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오너스는 훗날 노벨상 강연에서도 이 급격한 변화를 설명하며 저항이 사실상 사라지는 새로운 상태를 언급했습니다. 오늘날 이 실험은 초전도 현상을 처음 관찰한 사례로 인정됩니다.
저항이 조금 줄어든 것과는 다른 변화
이 발견은 단순히 저항이 조금 작아졌다는 뜻이 아니었습니다. 물질이 근본적으로 다른 상태에 들어간 것입니다. 초전도 상태에서는 전기저항이 사라져 일반적인 전기저항에 의한 에너지 손실 없이 전류가 흐를 수 있습니다.
전력 시스템과 전자기기에 이상적인 성질처럼 보이지만, 수은이 초전도 상태에 들어가는 온도는 약 4.2 K였습니다. 절대영도는 0 K, 섭씨로 약 −273.15°C이므로 가능한 가장 낮은 온도에서 불과 몇 도 높은 수준입니다.
초전도 현상을 발견하는 일과 일상에서 쓸 수 있는 초전도체를 만드는 일은 서로 다른 과제였습니다.
1913년 노벨상이 인정한 연구
오너스는 1913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았습니다. 다만 공식 수상 사유를 단순히 ‘초전도체의 발견’이라고만 설명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노벨상은 액체헬륨의 생산 등으로 이어진 저온에서의 물질 성질 연구를 인정했습니다. 초전도 현상의 발견은 그보다 넓은 극저온 연구의 흐름 속에서 나온 성과였습니다.
100년이 지나도 연구가 계속되는 이유
1911년에 이미 전기저항이 사라지는 현상을 관찰했는데도, 초전도체는 100년이 넘도록 활발한 연구 대상이자 미래 기술로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이 역사를 따라가면 발견과 실용화 사이에 놓인 문제들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초전도 현상에는 저항이 사라지는 것 외에도 중요한 성질이 있습니다. 바로 자기장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입니다. 1933년에는 초전도 상태를 이해하는 또 하나의 핵심 현상인 마이스너 효과가 관찰되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마이스너 효과를 살펴보며, 초전도체를 단지 전기저항이 없는 물질로만 이해할 수 없는 이유를 알아보겠습니다.
참고자료
NobelPrize.org — Heike Kamerlingh Onnes, Facts
NobelPrize.org — Heike Kamerlingh Onnes, Nobel Lecture
NobelPrize.org — The Nobel Prize in Physics 1913
CERN — Superconductiv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