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전도체의 역사 2편 — 마이스너 효과
초전도체에 관심을 가진 뒤 영화 《아바타》를 보면서 익숙한 장면을 발견했습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가상의 물질, 언옵테늄이 공중에 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그 장면을 보며 초전도체와 비슷한 현상인지 궁금해졌습니다.

가상의 부상 물질을 표현한 개념 그림입니다. 실제 초전도 실험을 촬영한 사진은 아닙니다.
물론 언옵테늄은 가상의 물질입니다. 그래도 그 장면은 초전도체에 대한 관심을 키웠습니다. 실제 초전도체와 자기장의 관계를 찾아보다가 마이스너 효과라는 성질을 알게 되었습니다.
마이스너 효과 — 자기장을 밀어내는 성질
지난 글에서는 1911년 극저온의 수은에서 전기저항이 사라지는 현상이 발견된 과정을 살펴봤습니다. 저항이 없다는 것은 초전도체의 가장 잘 알려진 특징이지만, 초전도 현상을 설명하는 전부는 아닙니다.[2]
1933년, 독일의 물리학자 발터 마이스너(Walther Meissner)와 로베르트 옥센펠트(Robert Ochsenfeld)는 어떤 물질이 초전도 상태에 들어갈 때 내부의 자기장을 밀어내는 현상을 발견했습니다. 이것이 마이스너 효과입니다.[1]
물질을 임계온도 아래로 냉각해 초전도 상태로 만들면 저항만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자기적 성질도 크게 달라집니다.
초전도체 안의 자기장은 어떻게 달라질까
자석은 주변에 자기장을 만듭니다. 일반적인 물질에는 외부 자기장이 침투할 수 있지만, 임계온도 아래로 냉각된 초전도체는 다르게 반응합니다.
초전도체 표면 가까이에서 흐르는 전류가 외부 자기장과 반대 방향의 자기장을 만듭니다. 그 결과 내부에서는 자기장이 대부분 배제됩니다. 마이스너 효과를 설명하는 그림에서 자기력선이 초전도체를 통과하지 않고 주변으로 휘어 그려지는 이유입니다.
이 설명을 접했을 때 《아바타》의 공중에 떠 있는 언옵테늄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영화 속 물질은 허구지만, 비슷해 보이는 모습이 실제 물리 현상을 더 흥미롭게 느끼게 했습니다.
완전도체와 초전도체를 구분하는 성질
마이스너 효과의 의미는 떠 있는 자석의 모습에만 있지 않습니다. 초전도체가 단순히 전기저항이 0인 완전도체와 같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1911년 처음 발견했을 때 가장 뚜렷했던 것은 저항의 소멸이었습니다. 20여 년 뒤 마이스너 효과가 발견되면서, 초전도 상태에 고유한 자기적 성질도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초전도 현상을 이해할 때에는 전기저항이 0이 된다는 점과 적절한 초전도 조건에서 물질 내부의 자기장을 밀어낸다는 점을 함께 기억해야 합니다. 두 번째 성질이 마이스너 효과입니다.
자석이 떠 있는 이유
초전도체 위에 자석이 떠 있는 모습은 초전도 실험의 대표적인 장면입니다. 자석은 자기장을 만들고, 초전도체는 독특한 자기적 성질로 그 자기장에 반응합니다. 조건이 맞으면 위쪽으로 작용하는 자기력이 아래쪽으로 작용하는 중력과 균형을 이룹니다.
이때 자석은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중력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자기력과 중력이 균형을 이루는 상태입니다. 영화 속 물질과 달리, 실제 초전도체의 부상은 자기장과의 상호작용으로 설명합니다.
자기장을 항상 완전히 밀어내는 것은 아닙니다
초전도체가 모든 조건에서 자기장을 완전히 밀어낸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반응은 초전도체의 종류, 온도, 자기장의 세기에 따라 달라집니다. 특히 제2종 초전도체에서는 이 차이가 중요합니다.
특정 자기장 범위에서 제2종 초전도체 내부에는 자기 소용돌이라는 양자화된 구조로 자속이 침투할 수 있습니다.[1] 따라서 ‘초전도체는 자기장을 완전히 밀어낸다’는 설명만으로 모든 상황을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이 성질은 초전도체가 안정적으로 떠 있는 실험을 이해할 때도 중요합니다.
떠 있는 물체가 안정적으로 자리를 유지하는 이유
초전도체가 자기장을 밀어내기만 한다면 자석은 멀리 밀려나야 할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실험 영상에서는 자석이나 초전도체가 일정한 높이에 머물고, 기울여도 위치를 유지하며, 자기 트랙 위를 떠서 움직이기도 합니다.
이 안정성과 관련된 현상이 자속 고정(Flux Pinning)입니다. 제2종 초전도체 안의 자기 소용돌이가 미세한 결함이나 불규칙한 부분에 붙잡히면, 초전도체와 자기장의 상대적인 위치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마이스너 효과와 자속 고정은 서로 관련되어 있지만 같은 현상은 아닙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공중에 떠 있는 자석을 마이스너 효과만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안정적인 부상 뒤에는 자기 소용돌이와 자속 고정이라는 또 다른 물리가 있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자속 고정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고, 초전도체가 자기장 속에서 안정적으로 떠 있을 수 있는 이유를 알아보겠습니다.
참고자료
American Physical Society — Superconductivity,[1] J. R. Schrieffer & M. Tinkham
American Physical Society source
[2]CERN — Superconductivity